돗돔 인공부화, 세계 최초 성공! 동해안 수산업의 미래

연간 30마리밖에 안 잡히는 물고기가 수조 안에서 50만 마리 태어났습니다

2026년 5월 31일, 경상북도 수산자원연구원이 전 세계를 놀라게 할 발표를 했습니다. ‘전설의 심해어’로 불리는 돗돔을 세계 최초로 인공 부화하는 데 성공한 것입니다. 수정란 200만 개에서 무려 50만 마리를 부화시켰고, 지금도 전장 1cm 크기의 어린 돗돔 20만 마리가 수조 안에서 헤엄치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국내 연간 어획량이 고작 30마리 안팎에 불과한 물고기입니다. 그 물고기가 이제 육상 수조에서 태어납니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 이번 성과가 얼마나 전례 없는 일인지 느껴지실 겁니다.


돗돔은 어떤 물고기인가요?

돗돔은 농어목 돗돔과에 속하는 심해 대형 어류입니다. 수심 400~600m의 깊은 바다에서 주로 서식하며, 다 자라면 몸길이 최대 2m, 무게 최대 280kg에 달합니다. 등은 짙은 청색, 배는 은백색을 띠며, 오징어를 주식으로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해안과 남해안 일부에서만 발견됩니다. 일본 남부, 러시아 극동 해역 등 북서태평양의 아주 좁은 범위에만 분포합니다. 서식 범위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극히 제한적인 어종입니다.

그렇다면 왜 ‘전설의 심해어’라고 부를까요?

산란기인 5~6월, 돗돔은 수온이 높은 연안 수심 50~60m로 이동합니다. 이 이동 과정에서 드물게 그물이나 낚시에 걸립니다. 그런데 심해에서 급격히 끌어올려지면 감압 충격으로 대부분 폐사합니다. 살아서 시장에 나오는 것 자체가 이미 희귀한 일입니다. 2015년 제주 해역에서 잡힌 115kg짜리 돗돔 한 마리가 520만 원에 팔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돗돔 인공부화가 왜 어려웠을까요?

전 세계 어느 나라도 성공하지 못했던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살아있는 어미 확보 자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어획 과정에서 감압 충격으로 대부분 폐사합니다. 살아있는 돗돔을 확보해 연구에 활용하는 것 자체가 첫 번째 장벽이었습니다.

둘째, 어미로 성장하는 데 8~10년이 걸립니다

부화 후 어미 크기에 도달하기까지 최소 10년이 필요합니다. 연구팀이 그 긴 시간 동안 안정된 수조 환경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일반적인 연구 예산과 인내력으로는 버티기 어려운 기간입니다.

셋째, 수정란 상태(난질) 관리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2025년 5월, 처음으로 암컷 2마리의 산란을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수정란 상태가 불량해 그해에는 부화에 실패했습니다. 연구팀은 포기하지 않고 올해 적정 먹이 공급, 영양 보강, 성숙 호르몬 규명 등을 통해 난질 개선에 성공했습니다.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원, 10년의 기록

경상북도 수산자원연구원은 2017년부터 돗돔 연구에 착수했습니다. 당시 마리당 50~700g 크기의 어린 돗돔 28마리를 확보해 육상 수조 장기 사육을 시작했습니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수조 환경 관리, 먹이 개발, 번식 생태 연구를 쉬지 않고 이어갔습니다. 그 결과 전장 1m급 어미 8마리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마침내 해냈습니다.

  • 수정란 200만 개 확보
  • 50만 마리 인공 부화 성공
  • 전장 1cm 어린 돗돔 20만 마리 현재 사육 중

이 성과가 의미하는 것

기후변화로 동해 수온이 상승하면서 기존 어종 어획량이 빠르게 줄고 있습니다. 지난 30년간 한국 연안 평균 해수 온도는 약 1.2도 상승했습니다. 동해안 어업 종사자들에게 수산자원 감소는 이미 피부에 닿는 현실입니다.

이번 돗돔 인공부화 성공은 두 가지 길을 열어줍니다.

하나는 종 보존
수정란과 치어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됐으므로, 남획이나 환경 변화로 개체수가 줄더라도 복원이 가능해졌습니다.

또 하나는 고부가가치 양식 산업화
경북도는 대량 종자 생산 기술을 확립해 동해안 신품종 양식 산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1마리에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돗돔의 양식이 현실화된다면, 동해안 수산업 구조 자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

50만 마리 부화 성공이 곧 양식 상용화를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치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먹이 공급, 사육 밀도, 수질 관리 등 기초 생활사 연구가 필요합니다. 대량 종자 생산 기술을 체계화하는 작업도 남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방류를 통한 자원 회복 사업과의 연계도 추진됩니다.

연구원은 현재 어린 돗돔을 활용해 초기 생활사와 사육 환경, 먹이 생물에 관한 기초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성과가 쌓이는 만큼 상용화 시점도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