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지정 안 하면 내 퇴직금이 이렇게 손해 봅니다

상품을 잘못 골라서가 아니라, 아예 아무것도 고르지 않아서 손해를 보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특히 50대 이상 가입자 중에는 “은행에서 알림이 왔는데 뭔지 몰라서 그냥 뒀다”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디폴트옵션이란 무엇인가요

디폴트옵션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에 따라 2022년 7월 도입되었고, 2022년 7월 12일부터 본격 시행된 제도입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적립금을 운용할 상품을 따로 지정하지 않을 경우, 미리 정해둔 방법으로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적용 대상은 DC형(확정기여형)과 IRP(개인형퇴직연금) 가입자입니다. 회사가 운용 책임을 지는 DB형(확정급여형)은 해당하지 않습니다. 퇴직연금사업자는 고용노동부 심의위원회 승인을 받은 상품만 디폴트옵션으로 제시할 수 있고, 운용 현황과 수익률은 고용노동부 누리집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분기별로 공시됩니다.

왜 지금 점검해야 할까요

그동안 퇴직연금 적립금 대부분은 예적금 같은 원리금보장상품에 방치돼 왔습니다. 최근 5년간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이 1%대에 머물렀다는 점이 꾸준히 문제로 지적돼 왔습니다. 디폴트옵션은 이런 방치 구조를 바꾸기 위해 도입된 제도입니다.

문제는 디폴트옵션 자체를 모르고 넘어가는 가입자가 여전히 많다는 점입니다. 운용지시 없이 방치된 적립금은 곧바로 디폴트옵션으로 전환되지 않습니다. 일정 대기기간 동안은 현금성 자산 상태로 머뭅니다. 이 기간이 길어질수록 복리 효과를 그만큼 놓치게 됩니다.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디폴트옵션 설정은 법적 의무 사항입니다. 사업장은 디폴트옵션 관련 사항을 퇴직연금규약에 반영해야 합니다. 반영하지 않으면 시정명령 대상이 되고, 끝내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개인 가입자 입장에서 직접적인 불이익 규정은 없습니다. 하지만 운용지시 없이 방치하면 손해를 보는 쪽은 결국 가입자 본인입니다. 원리금보장상품의 만기가 지나고도 운용지시가 없으면, 4주가 지난 시점에 디폴트옵션으로 전환된다는 통지를 받습니다. 통지 후에도 2주 동안 운용지시가 없으면 그제야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자동 전환됩니다. 즉 만기 후 최소 6주 동안은 적립금이 사실상 잠들어 있는 셈입니다.

DC형과 IRP, 지정 방식이 다릅니다

구분DC형IRP
지정 주체회사 퇴직연금규약 반영 필요가입자 개인이 직접 선택
지정 단위사업장 단위계좌별 1개 상품
둘 다 있다면각각 따로 지정각각 따로 지정
위험자산 한도(일반 운용)적립금의 70%적립금의 70%
디폴트옵션 승인 상품70% 한도 규제 미적용70% 한도 규제 미적용

DC형과 IRP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면 계좌별로 각각 디폴트옵션을 지정해야 합니다. 하나만 지정하고 나머지 계좌는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으니 꼭 두 계좌 모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 투자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

디폴트옵션 상품은 위험도에 따라 네 단계로 나뉩니다.

위험등급특징추천 대상
안정형원리금보장상품 중심은퇴가 1~2년 남은 가입자
안정투자형채권 비중이 높은 혼합형은퇴 5년 이내 가입자
중립투자형주식·채권 균형 배분적립 중기 단계 가입자
적극투자형주식 비중이 높은 성장형은퇴까지 10년 이상 남은 가입자

펀드 유형으로는 은퇴 시점에 맞춰 자산 비중을 자동 조정하는 TDF(타깃데이트펀드), 주식·채권을 일정 비율로 섞는 BF(밸런스드펀드), 원리금 보전을 우선하는 SVF(스테이블밸류펀드), 사회간접자본에 투자하는 SOC펀드가 있습니다. 본인의 은퇴 예정 시점과 투자 경험을 기준으로 선택하시면 됩니다.

위험자산 70% 한도, 디폴트옵션엔 왜 다를까요

일반적인 DC형·IRP 계좌 운용에는 위험자산 70% 한도 규제가 적용됩니다. 그런데 디폴트옵션으로 승인된 상품에는 이 한도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자동 운용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자산 배분 비율을 유연하게 가져갈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고위험 적극투자형 포트폴리오가 위험자산 100%로 구성돼도 별도 제한 없이 편입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퇴직연금 실제 사례로 보는 차이

직장인 A씨(54세)는 정기예금 만기 후 운용지시를 하지 않고 반년 가까이 방치했습니다. 그 사이 적립금은 거의 수익을 내지 못한 채 대기자금으로만 머물렀습니다. 비슷한 시기 동료 B씨는 본인 은퇴 시점에 맞춰 안정투자형 디폴트옵션을 미리 지정해 두었고, 만기가 되자마자 자동으로 운용이 이어졌습니다. 두 사람의 출발 적립금은 비슷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수익률 격차는 점점 벌어졌습니다. 차이를 만든 건 투자 실력이 아니라 디폴트옵션 지정 여부 하나였습니다.

보너스 절세 팁: ISA 만기금 IRP로 옮기면

ISA 계좌가 만기되고 잔액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추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환 금액의 10%, 최대 300만 원까지 그해 세액공제 한도에 추가로 더해집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합산한 기본 세액공제 한도는 연 900만 원이며, 여기에 ISA 전환분이 별도로 더해지는 구조입니다. 디폴트옵션을 점검하는 김에 ISA 만기 자금이 있다면 함께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미 디폴트옵션을 지정했는데 다른 상품으로 바꿀 수 있나요? A. 네. 기존 적립금을 매도하지 않고도 다른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Q. 디폴트옵션 상품도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나요? A. 펀드 기반 상품은 시장 변동에 따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습니다. 원리금보장형 위주의 안정형을 제외하면 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Q. 회사가 디폴트옵션을 아직 도입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하나요? A. DC형은 회사가 퇴직연금규약에 반영해야 가입자가 지정할 수 있습니다.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면 인사·총무 담당 부서에 진행 상황을 문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IRP는 회사와 무관하게 가입자 본인이 바로 지정할 수 있습니다.

지금 바로 확인해야 할 3가지

  1. 증권사·은행 앱에서 내 DC형·IRP 계좌에 디폴트옵션이 지정돼 있는지 확인하십시오.
  2. 지정돼 있지 않다면, 은퇴 시점과 투자 성향에 맞는 위험등급을 선택해 지정하십시오.
  3. DC형과 IRP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면 두 계좌 모두 따로 지정하십시오.

방치된 퇴직금은 누구도 대신 챙겨주지 않습니다. 디폴트옵션은 선택이 아니라 이미 법으로 정해진 의무이고, 지금 5분만 투자하면 앞으로 수십 년의 복리 효과가 달라집니다. 오늘 바로 본인의 퇴직연금 계좌부터 열어 확인해 보시길 바랍니다.


출처

  • 고용노동부, 「퇴직연금제도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됩니다」 보도자료
  •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및 같은 법 시행령
  •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 국세청, 연금계좌 세액공제 안내

법적 고지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금융상품 가입을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디폴트옵션 상품 구성과 수익률은 퇴직연금사업자별로 다르며, 펀드형 상품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세액공제 및 과세 기준은 세법 개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가입과 절세 전략은 가입하신 퇴직연금사업자 또는 세무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