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정책 현금성 지원만으론 안 된다? 각국의 출산 정책지원금과 보육환경의 관계. 2편

똑같이 돈을 썼는데, 결과는 왜 다를까

2010년, 한국과 헝가리의 합계출산율은 거의 같았습니다. 한국 1.24명, 헝가리 1.23명. 그런데 14년 뒤인 2023년, 두 나라의 출산율은 헝가리 1.52명, 한국 0.72명으로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헝가리는 이 기간 가족 지원에 GDP의 5%가 넘는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세금 감면, 현금성 지원, 주거 지원, 보육시설 확충까지 동원한 강력한 출산 장려 정책지원금이었습니다. 한국도 같은 기간 저출산 예산을 4배 이상 늘렸지만, 가족에게 직접 지원되는 예산은 GDP의 1.48% 수준으로 OECD 평균(2.4%)에 한참 못 미쳤습니다.

여기까지 보면 “헝가리처럼 현금을 많이 주면 되겠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그런데 최근 헝가리 통계청 발표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헝가리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1.6명까지 올랐다가, 2022년 1.52명, 2023년 1.5명으로 다시 떨어지고 있습니다. 2023년 출생아 수는 8만 5,2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프랑스는 2024년 기준 합계출산율 1.68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역시 2011년 이후 출산율이 계속 줄고 있긴 하지만, 하락 속도와 절대 수준 모두에서 헝가리·한국과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같은 ‘출산 정책지원금’인데, 왜 결과가 다를까요? 이번 글에서는 ‘현금성 지원’과 ‘일자리·보육 환경’이 어떻게 맞물려 작동하는지, 헝가리와 프랑스의 공식 데이터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헝가리 – 현금성 지원만으로 단기 반등은 가능했다

헝가리는 2011년 합계출산율 1.23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강력한 친출산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세금 공제, 현금성 지원, 주거 안정, 보육 지원을 중심으로 한 정책으로, 가족 지원 예산은 GDP의 5%를 넘어섰습니다.

대표적인 제도가 자녀 3명 이상을 낳으면 주택 대출을 전액 탕감해주는 정책입니다. 이 제도가 도입된 직후 헝가리의 혼인율은 1년 만에 20% 가까이 늘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출산율도 2011년 1.23명에서 2021년 1.6명까지 올랐습니다. 10년 만에 0.37명이 오른 것으로, 단기적으로는 분명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특히 보육시설 확대와 함께 진행된 정책은 여성 고용률 상승으로도 이어졌습니다. 2023년 기준 6세 미만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약 68%로, EU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현금성 지원과 보육 인프라가 함께 움직였을 때는 ‘경제적 부담 완화’와 ‘경력 유지’가 동시에 작동한 셈입니다.

그런데 2022년부터, 효과가 꺾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2022년부터입니다. 헝가리의 합계출산율은 2021년 1.6명에서 2022년 1.52명, 2023년 1.5명으로 2년 연속 하락했습니다. 2023년 출생아 수는 8만 5,200명으로 전년보다 3.7% 줄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관련 분석들은 “출산 장려 재정 지원책은 시행 초기에 효과를 봤으나 이후 효과가 미미한 상태”라고 평가합니다. 헝가리에서도 이혼율 증가, 혼외 출산 비율 유지 등 전통적 가족 모델에서 벗어나는 사회적 흐름이 함께 관찰되고 있습니다. 즉, 현금성 지원이 ‘결혼·출산을 결심하는 시점’을 앞당기는 데는 효과가 있었지만, 그 이후의 사회적·경제적 흐름까지 바꾸지는 못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프랑스 – 현금, 보육, 일자리가 한 세트로 움직인다

프랑스는 합계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2.1명)에 가까운 적정 수준을 가장 오래 유지해 온 나라로 꼽힙니다. 2024년 기준 1.68명으로 여전히 유럽에서 가장 높습니다.

프랑스 가족정책의 핵심은 ‘현금성 지원’이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프랑스의 가족수당은 시간(육아휴직), 소득(가족수당·세제 혜택), 서비스(보육시설)를 동시에 지원하는 통합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프랑스의 육아휴직급여가 임금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에게도 지급된다는 점입니다. 한국의 육아휴직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근로자만 받을 수 있습니다. 프랑스는 일하는 방식과 관계없이 모든 부모가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한 프랑스는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자녀 출산을 지원하고, 출산 후 일을 계속할지 그만둘지를 부모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보장합니다. 2023년 기준 25~49세 프랑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84.2%로 매우 높습니다. ‘아이를 낳으면 경력이 끊긴다’는 불안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의미입니다.

그래도 프랑스 역시 출산율은 줄고 있다

다만 프랑스도 2011년 이후 출산율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2023년 프랑스의 출생아 수는 67만 8,000명으로 194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마크롱 대통령은 2024년 기존 육아휴직 제도를 대체할 새로운 ‘출생 휴가’ 제도 도입을 발표했습니다.

즉, 프랑스도 절대적인 안전지대는 아닙니다. 다만 헝가리·한국과 비교했을 때, 하락의 속도가 느리고 절대 수준 자체가 높다는 점이 다릅니다. 이 차이를 만든 것이 바로 ‘현금+보육+일자리’가 함께 움직이는 시스템이라는 분석입니다.

왜 한국에서는 현금성 지원의 효과가 더 약할까

한국의 저출산 예산은 크게 직접지원(현금·서비스)과 간접지원(주거·고용·교육)으로 나뉩니다. 그런데 한국의 직접지원 예산 비율은 1.43% 수준으로, 선진국이 일반적으로 반영하는 3~5%보다 훨씬 낮습니다. 게다가 직접지원 안에서도 현금 지원의 비중이 낮고, 어린이집 등 서비스 지원에 예산이 더 많이 배정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헝가리·프랑스 사례와 비교했을 때 한국에서 자주 지적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초등돌봄 공백으로 인한 경력단절’입니다. 영유아기에는 어린이집 등 보육 인프라가 어느 정도 작동하지만,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점부터 돌봄 공백이 생기면서 맞벌이 부모, 특히 여성의 경력이 끊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헝가리·프랑스 사례가 공통으로 보여주는 핵심과 맞닿아 있습니다. 현금성 지원은 ‘아이를 낳을지 말지’를 결정하는 단기적인 비용 부담은 줄여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낳은 뒤 경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장기적인 불안을 해소하지 못하면, 정책지원금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한국, 헝가리, 프랑스 비교로 보는 정리

구분한국헝가리프랑스
가족정책 GDP 비율약 1.48% (직접지원 기준)약 5% 이상약 3% 이상 (OECD 상위권)
정책 중심서비스 지원 비중 높음현금·세제·주거 중심현금+보육+일자리 통합
2010년 출산율1.24명1.23명약 2.0명
최근 출산율0.80명 (2025)1.50명 (2023)1.68명 (2024)
추세2년 연속 반등단기 반등 후 재하락완만한 하락, 절대 수준은 유지

이 표가 보여주는 핵심은 ‘예산 규모’보다 ‘예산이 어디로, 어떻게 가는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형 정책지원금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해외 성공·실패 요인을 좀 더 종합적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맞벌이 가정의 소득 공백 대비

이번 글에서 살펴본 핵심은 ‘경력 유지’가 출산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맞벌이 가정이라면 출산 전후, 그리고 육아휴직 기간 동안의 소득 공백을 미리 점검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용보험 홈페이지에서는 출산전후휴가급여, 육아휴직급여,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의 신청 자격과 예상 금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6년부터는 출산휴가급여 상한액도 월 220만 원으로 인상될 예정이니, 본인의 휴직 계획에 맞춰 미리 확인해두시기 바랍니다.

또한 육아휴직 기간 동안 줄어드는 소득을 보완하기 위한 재정 계획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책이 채워주지 못하는 공백은, 결국 개인의 준비로 메워야 하는 부분입니다. 지금 한 번 점검해두면, 나중에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집니다.


참고 자료 (공식 출처)

  • 헝가리 통계청(HCSO) 발표 자료 (2023년 합계출산율, 출생아 수)
  •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재구조화 연구」(2018)
  •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외 — 해당 없음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예산 분석 자료
  • 한국조세재정연구원 / KIEP, 「헝가리의 가족친화 정책을 통한 인구 대응 전략」(2025)
  • 한국보건사회연구원(KIHASA), 「프랑스 가족수당의 현황과 시사점」, 「최근 프랑스의 가족정책 동향과 시사점」
  • 고용노동부 고용보험 (ei.go.kr)

안내 사항

본 글은 헝가리 통계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KIEP 등 공식·연구기관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국가별 통계는 발표 시점에 따라 변동될 수 있습니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정책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의도하지 않습니다. 육아휴직급여 등 개인별 혜택은 고용보험 홈페이지 또는 관할 고용센터를 통해 정확한 내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